봉여인영상일기

 

어린아이들과 함께 했던 농막 철거

 

10월 20일 


20년전 어린 아이들 데리고 이곳에 들어와서 딸기농사를 지었고
컨테이너 2개를 이어서 농막을 지어
벽지를 바르고 아이들과 농장에서 살았다.
물을 열면 바로 넓은 들판...

20여년전 딸기하우스를 지을때는
돈이 없어 남들 하우스 뜯어내는 철재를 싼가격에 사서 녹슨부분을 절단하고

땅에 쇠파이프를 박아 우리손으로 하우스를 지어
하우스 모양도 울퉁불퉁 그래도 꿈이 있어 행복했고

태풍에 비닐하우스도 날려버리기고 했고
전기누전으로 딸기하우스 화재가 나기도 했고
20년동안 크고 작은 많은 일들이 잇었던곳



젊은 농부들 잘 되라고 좋은글도 주시고
그 그들이 너무 좋아 사진과 함께
농막안에 걸어두고 오고가며
글을 읽으면서 많은 힘을 얻기고 했는데






오늘 벽에 글귀들과 사진도 떼어내면서
한참을 들여다보고 회상에 잠겨본다.





을 돕겠다고 3살된 막내가 리어카를 끌고





눈이오는날은 바로 옷을 갈아입고 나가면 들판에서 아빠랑 눈싸움...






딸기하우스로 쪼르르 달려와 딸기를 간식으로 먹기도 하고



그때 신었던 아이들 신발





어제 오늘은 그동안 바빠서 못했던 아이들과 생활했던 농막을 뜯어내기전
짐을 정리하면서 오래된 신발장안에 올망졸망 아이들 신발이 눈에 들어와
한참을 들여다보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지난 여름 딸기하우스 16동 철거작업을 했고





지난 6월에 뜯어낸 딸기하우스 자리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직거래를 하겠다고
늦은밤 아이들 재우고 컴퓨터 앞에서
새벽 2~3시까지 불을 밝히고 있었던 이곳
이제는 진짜 이땅에서 안녕인가 보다

우리 땅이 아니니 이제는 비워줘야 한다.
그동안 살았던 이땅에 축복을 기원하며
20여년동안 묵었던 짐들을
가져갈것과 버릴것들을 정리하며
마음속이 많이 아려온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수고했다고 
젊었었던 우리에게도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