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여인영상일기

 

아버지...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2015년 9월 20일


 



 


평생 일만 하시다가


작년 10월 하시던 일을 그만두시고


5남매 모두 성장을 하여 출가를 모두 시키고


 


 



몇달전부터 등록시켜드렸던 국궁에 취미를 가지시고


이제 편안하게 아버지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셨는데...


 


아버지는 지금 매일매일 지옥과 같은 시간들을 보내고 계신다.


4월부터 투병생활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


배가아프고 더부룩해서 그냥 가볍게 생각하고


인근병원에 다니시다가 진전이 없어 큰병원에 가서 진찰을 하니


큰 수술은 아니지만 가벼운 수술은 하셔야 한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수술대에 오르신 아버지......


수술을 받으신 아버지는 점점 쇠약해져 가셨다.


 


젊은시절 양조장에서 근무를 하셨던 아버지


아버지는 막걸리가 잘 만들어진 날은


한 주전자 가지고 오셔서


어머니와 나랑 마주앉아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서


주거니 받거니.....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그렇게 지금까지 아버지는 친정에 갈때마다


막걸리 친구였는데.


지금 아버지는 병마와 싸우느라 병원에 누워계시는데


나는 아무것도 해드릴께 없는 마음이 너무 먹먹하다.


 


일분일초가 고통의 시간들일텐데.


나 살기 바쁘다고 농장일과 집안일들을 하고


그냥 병문안 가는게 고작.......


 


아버지....사랑하는 아버지!!!


잘 견뎌내시길.....꼭 이겨내시길......


힘있게 잡아주시던 손도....이제는 힘이 들어가지 않고.


촛점없는 눈으로 저를 바라보시니....


 


아버지!!!!!


그저 마음이 아픕니다.


그동안 아버지께 받은 사랑 조금이라도 갚아드려야 하는데.


얼렁 훌훌 털고 일어나세요...


 


아버지......저를 이렇게 낳아주고 길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30년동안 곁에 두었던 제가  결혼하는날...


며칠동안 얼마나 우셨는지 퉁퉁부은눈과 목이 쉬어서


말도 제대로 안나오던 아버지를 기억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결혼과 동시에 그집에 뼈를 묻어야 한다고


저보고 무조건 시댁과 신랑에게 잘하라고


친정식구들에게는 잘안해도 된다고...출가외인이라고....


 


그래서 명절때마다 다니러가면 반갑게 반겨주시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얼렁 집에가라고 하셨던 아버지....


너희들이 시집가서 잘사는것만 해도 고맙다고 말씀하셨던 아버지!!


 


얼렁 일어나셔서 그동안 못해드렸던


효도 받으시게 빨리 일어나세요.


저도 이제는 아버지께 더 잘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꼭 병마와 싸워 이겨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