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여인영상일기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연초록의 유혹

 

2012년 5월 10일


 


아침에 일어나려니


머리가 깨질듯 아프고


온몸은 바늘로 찌르듯이 아프다...


 


아이들 아침밥을 겨우 챙겨주고


다시 자리에 눕는다.


 


몸살인가???


오늘 하루 농장에 가지말고 푹 쉬어볼까???


 


하지만 늘 허리야..다리야 하시면서도 묵묵히 농사일을 거들어주시는 어머님과


이맘때쯤 되면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을 하는 신랑생각에


몸져 누워있을수가 없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막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농장으로 향한다...


 


백화점에 납품할 딸기포장을 하고


딸기잼 택배포장을 하고.....


머리는 깨질듯이 아프지만 견딜만하다...


 


 



이곳은 경남 거창 의동마을 진입로이다...


 


아침일찍 일을 도와주시는 아주머니들을 일찍 퇴근을 시키고 내려오는길


평소 무심하게 지나쳤던 그길이 오늘따라 너무 아름답다...


잠시 차를 세우고 라디오 볼륨을 높이고


주변 경치에 모든 감각을 맡겨본다....참 좋다....


산다는건 이렇게 좋은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매일매일 다른 하루의 시간들을


작은것에도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행복하게 채워가는것...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도 오래 사시는 분이 있는가 하면


평소 술담배도 안하시고 건강하셨던


우리 형부는 주무시다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신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올해로 52세...


 


늘 나에게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셨는데...


참 슬프다....


22년동안  한결같이 처제를 챙겨주셨던 형부!!!


 


그냥 요즘은 사람이 살아있다는게 뭔지????? 늘 의문이 생긴다..


 


 


 


 


 



 


이렇게 아름다운날......


그냥 눈물이 난다.


나도 이럴진대 가족들은 얼마나 허망하고 마음 아플까??


언니네 식구들이 빨리 슬픔을 이겨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그저 멀리서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다..


가끔 안부전화를 걸어주는것 외에는..


 


형부!!! 뭐가 그리 급해서 한달음에 그 먼길을


가족들에게 인사 한마디 남기지 않고 가셨는지요.


지금도 형부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는데..


언니랑 조카들은 더 하겠죠...


그곳에서 언니랑 조카들 잘 보살펴주세요..


부디 그곳에서는 형부도 편안하시길.......


 


형부!! 그동안 너무 감사하였습니다.


늘 받기만 하고 제대로 챙겨드리지 못한


이 미안한 마음은 어찌 감당하라고....


형부에게 받은만큼 언니랑 조카에게 더 신경쓰도록 할께요.


 


오늘 몸이 아프니 더 형부 생각이 나네요...

3

2 답변

  1. 어른2 초등2 4명 가려고하는데 예약가능한지요

    2013년 2월 8일


     


    여전히 봉농원은 똑같은 일들의 반복입니다.


    아침일찍 딸기를 수확하고


    수확한 딸기를 포장하고


    출하를 하고......꽃솎기 작업을 하고...


    아마 5월달까지는 별다른일 없이


    계속 반복되는 일들을 매일 하여야 합니다.


     


    오늘 딸기 선별을 하다가


    귀농을 하여 우리 농장에서 열심히 일을 배우는분이


    딸기가 엄청 크다고 저에게 보여주네요..



    마이크라고 인터뷰 모습도 흉내를 내고...


    한바탕 작업장 분위기를 업시켜주고...


     


     



    우와. 정말 크네요.


     


     



    어때요...비교가 되나요??


    500원짜리 동전보다


    일반 딸기크기보다 엄청 큰 딸기.


     


    꽃솎기를 철저히 하다보니


    이렇게 큰 왕딸기를 자주 볼수 있답니다.


     


     


     



    인증샷을 끝내고 먹으라고 주었더니


    건장한 청년이 먹는데도


    4번 나누어 먹을 정도로 딸기가 컸습니다.


    하나를 먹고나니 배가 부르다고 하네요..ㅎㅎ


     


    오늘부터 우리 봉농원 일을 도와주시는 분들


    3일 휴가를 주었습니다.


     


    저희 부부랑 어머님은 설명절 준비하면서


    하우스 개폐기 올리고 내리는 일과


    수막과 보일러 관리를 잘해주어야 합니다.


     


    모처럼 우리식구만 남아있는 봉농원입니다.


    저도 조금있다가 어머님이랑 설명절에 쓸 음식하러 갑니다.


     


    여러분 가족들과 즐거운 설명절 보내시고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소식 올릴께요..


     


    봉농원 영농일지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강하세요.


    무엇보다 건강과 가족이 제일 소중한 재산입니다..


     

    2012년 9월 24일


     


    요즘은 정말 빡세게 일을 하고 있다.


    이 봉여인이야 딸기잼 택배준비로 하우스 들어가는 시간이


    오후나 되어야 가능하지만


    귀농을 목표로 우리집에서 일을 배우고 있는 분들은


    정말 하루가 너무 길고 힘들것 같다.


    그래도 그것이 농부의 길이거늘.... 함께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오늘도 앞이 안보일때까지 일을 하고


    맛난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거창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순대골목"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푸짐하게 주셔서


    일을 하고 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중요한것은


    잘먹고,


    잘자고 ,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는것.....


     



    우리 농원에서 일을 배우고 계시는 젊은이들....


    정말 행복한 마음으로 맛나게 먹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일본에서 7년동안 생활하다 우리 농원에서 5일차
    일을 배우고 있는 분은 순대가 나오자
    우리집에 온 이후로 가장 환한 모습으로
    "순대야!!!! 반갑다"는 표정으로 밝게 웃는다...
    이유를 물어보니 일본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것중에 하나가
    바로 이 순대란다....


     


    그래서인지 얼굴표정이 너무나 해맑았다...ㅎㅎ



     



    그래 사는건 이런것이여...


    열심히 일한뒤에 먹고 싶은것 먹고


    마음통하는 이들과 이렇게 막걸리 잔을 나누는것..


     


    성인 4명이 순대와 족발을 사이에 놓고


    막걸리 한병에 사이다 두병으로


    그날 하루의 피로를 풀었답니다.


     


    사이다 컵을 들고 초록색 메뉴큐어를 바른 손톱의 주인공은


    이 봉여인이 아니라


    바로 봉털딸기도사랍니다....푸하하하..


    저는 당연히 막걸리잔을 행복하게 들고 건배~~~


     


     


    앞으로 귀농을 꿈꾸고 저희 농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과


    종종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하려고 합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많으셨습니다.


     


     

댓글(1)

  1. 가능 하지요.
    조심해서 오세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